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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쉬었다 가자.

ho작가 2018. 4. 7. 12:13

기다림 - 바리스타가 만들어 주는 커피를 기다릴 때,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기다릴 때, 집에 돌아갈 버스를 기다릴때, 우리는 얼마나 기다 릴 수 있을까. 최대한 빨리빨리? 우리는 ‘빨리빨리‘ 에 홀렸다. 사실 나도 요즘 이 문장이 귓가에 자주 들린다. ‘마감 며칠 안 남았다! 빨리빨리!’ 


<2018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56개 국 중 57위, 나름 중상위다. 그럼 우리의 행복도 중상위인가. 우리들이 느끼는 행복감이 순위보다 더 중요할 터. 요즘 행복에 대한 설문조사가 자주 시행되는데, 덴마크는 거의 매번 최 상위에 오른다. 이유가 뭘까? 바로 휘게(HYGGE) 때문이다.

휘게(HYGGE)는 간소함, 느림, 오래됨, 단순함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휘게는 친밀감을 자아내는 예술이자 마음의 안락함이고, 짜증스러운 일이 없는 상태이며,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걸 즐기는 일이고, 그건 마치 촛불 곁에서 마시는 핫초콜릿 한 잔이라고 설명 할 수 있다. 


휘게(HYGGE)는 설명이 아닌 느낌이 중요하다. 눈 내리는 12월, 크리스마스 며칠 전, 친구들과 오래된 통나무집에서 주말을 보낸다. 두툼한 스웨터를 걸치고 모직 양말을 신은 채 벽난로에 둘러앉아 차를 마신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스튜가 보글보글 끊어 오르는 소리. 벽난로에서 불똥이 타는 소리. 누군가, 따뜻하게 데운 와인을 마시는 소리뿐. 휘게(HYGGE)는 이런 느낌이다.


휘게(HYGGE)를 더 알아보자.


휘게가 말하는 함께함의 가치

휘게는 혼자서도 즐길 수 있지만, 가까운 친구, 가족 몇 명이 모여 있을 땐 그 진면목이 발휘된다. 2008년, 영국에서 실시된 연구 <친구, 친척, 이웃에 가격표 매기기-삶에 대한 만족도 설문조사로 대인관계에 가격표 매기기(Putting a Price Tag on Friends, Relatives and Neighbours: Using Surveys of Life Satisfaction to Value Social Relationships)>에 따르면, 사교 활동에 많이 참여 할수록 삶의 만족도가 증가하였으며, 이는 연간 1억 2,000만원 추가 수입을 얻는 것과 동일한 만족도라고 한다.


오감으로 느끼는 휘게

휘게는 추상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오감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휘게는 맛, 소리, 냄새, 질감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시각적으로도 느낄 수 있다.

휘게의 맛- 친숙하고 달콤하며 위안을 주는 맛. 차 한 잔을 마시면서 더 휘겔리한 느낌을 원한다면 꿀을 넣으면 된다.

휘게의 소리- 사방이 조용할 때, 지붕위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창밖에 부는 바람소리,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소리. 이런 작은 소리들이 휘겔리한 기분을 만들어준다.

휘게의 냄새- 안도감과 아득함을 간직한 냄새, 빵집에서 흘러나온 갓 구운 빵 냄새. 경계심을 완전히 풀고 마음을 푹 놓도록 해주는 냄새. 우리가 안전하다고 여기는 어떤 특정한 장소의 냄새는 매우 휘겔리하다. 우리가 안전하다고 느꼈던 때의 마음 상태를 되살려 주기 때문이다.

휘게의 질감- 새로운 물건보다 집에서 만든 오래된 물건.

눈으로 보는 휘게- 자연의 느린 움직임과 자연의 어둑한 색감. 그리고 양초.


지바 마야사 [공부의 철학]에 따르면 ‘말의 뉘앙스 차이에는  편협한 가치관(이데올로기)이 포함되어 있음을 받아들여야한다’라고 했다. 그렇다. 언어는 행동을 결정한다. 언어는 사람들이 경험하는 세상을 반영하고, 그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바쁜 세상에서 더 바쁘게 사는 우리들. 우리가 기억해야 할 단어는 휘게(HYGGE)가 아닐까. 


글쓰기를 위해 커피숍에 앉아 있다. 핫초콜릿 한잔과 함께. 밖에는 바람이 분다. 내가 있는 이 공간은, 조명이 따뜻하고 사람들끼리의 대화와 미소가 넘친다. 이런게 휘게? 아무렴 어때. 기분 좋다. 아무리 바쁘고 바쁘고 바빠도, 잠시 쉬었다 가자.휘게(HYGGE)휘게(HYGGE)휘게(HYGGE)!!!


*참조 Hygge Life(마이크 비킹) 


덧붙임 

스텔라 재단 ( https://www.facebook.com/thestellafoundation/ )조재훈 대표는 내게 휘게를 처음 알게해 준 사람이다. 조재훈 대표집에 방문해 보았다.

늦은 밤, 급 방문이었기때문에 핫초콜릿 한잔이 아닌 맥주 한잔이였지만, 우리가 나눈 대화와 따뜻한 집 분위기, 그 시간은 참 휘겔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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