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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 마주보고 선다, 둘의 간격은 2-3미터 쯤. 한명씩 말을 시작한다. ‘너 지금, 나 보고 있어’ 그럼 상대방은 주어만 바꾸어 그 문장을 반복한다. ‘어. 나 지금, 너 보고 있어’ 라는 그 대화를 계속 주고받는다. 어느 순간 상대의 변화를 느끼면, 그 변화된 것을 말한다. ‘너 지금 웃었어’ 그럼 상대방은 주어만 바꾸어  ‘어. 나 지금 웃었어’ 라고 대답한다. 또 그렇게 대화가 진행된다. 크게 특별한 것 없이 상대방에게 집중하며, 대화가 탁구처럼 오간다.


 너 지금, 나 지금으로 시작되는 이 문장들은 마이즈너 연기 테크닉(The meisner technique)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훈련과정 중 하나이다. 마이즈너 연기 테크닉은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대중화된 연기 접근법으로, 어떻게 배우의 생각을 없애고 상대방에게 100% 집중할 수 있는지를 강조하는 연기 테크닉이다. 


 나는 2년 전쯤,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종맨킴(넷플릭스 오리지널 TV 시리즈 ‘러브’ 시즌2 출연)으로부터 마이즈너 연기 테크닉을 배웠다. 좋은점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연기에 대해 열정 가득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좋았고, 훈련하는 내내 그 순간에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음이 좋았다.


 시간이 흐리고 흘러, 최근 마이즈너 연기 테크닉을 배울 때 느꼈던, 열정 가득함과 순간의 살아있음을 느꼈는데, 문제는 연기 클래스가 아니라는 점이다. 열정 가득함과 순간의 살아있음을 느낀 건 독.서.모.임! 두 번의 독서모임(4.20/스몰스텝, 4,25/공부의 철학)을 통해 내가 느낀 점을 공유하고자 한다. 


“너 지금, 내 글 읽고 있어”

읽을 책을 결정할 때,마음에 드는 목차를 읽고 책을 고르거나 또는 주변의 추천을 받는다. 이렇게 고른 책은 기본적으로 혼자 읽는다. 혼.자.서. 혼자 책을 읽고, 혼자 사색하고, 혼자 메모하고. 즉, 독서는 혼자놀기다. 하지만 그 혼자 놀기를 다 같이 놀기로 할 수 있는 독서모임. 다 같이 놀기인 독서모임에는 몇 가지 장점이 있다. 


1. 책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으로 가득한 사람들과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 자부심 & 열정

독서인구 통계든 주변의 체감이든, 책보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독서모임은 책읽기를 좋아하고 책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사람들끼리의 만남이다. 사실,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것만으로 기분 좋아진다. 그 어떤 동료애랄까, 파트너쉽을 느낄 수 있다. 자. 상상해보자.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이, 같은 책을 가지고 한 공간에 모였다. 상상이 되는가.


2. 같은 책을 읽은 분들과 생각을 나누고, 다른 이의 생각을 들으며 자연스레 듣는 법도 배울 수 있다. - 나눔 & 정리 & 경청

책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을 이야기하거나, 기억에 남는 한 문장을 이야기하면서 다시 한 번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또 다른 분들의 생각을 들으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 생각과는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통해 그 순간에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3. 발제자의 발제를 통해 읽으며 놓쳤거나 궁금한 부분을 다시 한 번 생각 할 수 있다. - 발제의 도움

같은 책을 읽어도 읽는 사람에 따라 느끼는 것도 다르고, 공감하는 부분도 다르다. 또 저자가 강조하는 부분을 놓칠 수 도 있는데, 발제자의 발제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그 발제자가 저자일 경우에는 대단한 효과를 발휘한다. 책 스몰스텝의 경우, 저자 박요철님이 직접 모임을 진행하였는데, 그 시너지 효과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었다.


4. 독서의 강제성(?)을 통한 작은 도전. - 작은 도전

독서모임에 선정된 책은, 내가 원하는 책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원하는 책이면 다행이지만, 원하는 책이 아니면 독서모임에 참여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새로운 분야에 대한 자극이나 어떤 변화를 원하는 분 들은, 강제적(?)으로 책을 읽음으로써 쉽진 않지만, 작은 도전을 할 수 있다. 



마무리로 마이즈너 연기 테크닉, 독서모임 그리고 삶을 연결해보자.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각자의 삶에서 예술가나 발명가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읽고 싶은 책을 고르거나 음식점에서 음식을 시키는 것, 또는 각자의 삶에 남들이 모르는 각자의 패턴이 존재하는 것. 이런 것들이 마이즈너 테크닉이고, 예술이며, 발명 아닌가. 왜? 우리는 각자의 취향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 취향을 통해 자신의 삶을 다양한 색으로 칠하고 조각한다. 이게 발명이고 이게 예술. 삶에서 새로운 발명과 예술을 경험하고, 책에 대한 열정과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독서모임. 가까운 시일 내에 독서모임 함께하는 거, 어때요?


덧붙임)  글을 쓸때, 색을 사용하여 중요 문장을 강조한다. 평상시에는 통일성을 위해 한 가지나 두 가지 색을  사용하지만, 이번 글은  표현하기 위해 빨강색, 주황색, 노랑색, 초록색, 파랑색, 남색, 보라색 일곱가지 생각으로  글을 강조했다. 이런것이 내가 생각하는 삶에서 실천하는 예술이다. 이렇게 예술이 간단한 것 처럼, 독서모임의 참여가 내 인생을 무지개색으로 바꿀 수 있는 예술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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